중국과 대만의 더치페이 문화, AA제와 한턱내는 쪽의 예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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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화권에서는 초대한 사람이나 연장자가 내는 '청커(請客)' 관습과 AA제라 불리는 더치페이가 함께 있습니다. 계산을 서로 하겠다고 다투는 장면의 의미, 위챗·알리페이·LINE Pay의 정산 기능, 대만과 중국 본토의 차이를 정리했습니다.
중국이나 대만 친구와 원탁에서 식사를 마치면, 계산할 때 작은 실랑이가 시작되기도 합니다. “오늘은 내가”, “아니, 내가” 하다 보면 어느새 누군가 이미 계산대에서 결제를 마쳤습니다. 한국식 더치페이에 익숙한 채로 있으면, 나눠 내자는 말을 꺼낼 타이밍을 놓친 채 식사가 끝납니다.
중화권에서는 누군가 모두의 몫을 내는 ‘請客(청커, 한턱)‘와 AA제라 불리는 더치페이가 상황에 따라 나뉘어 쓰입니다. 어느 쪽이 옳으냐가 아니라, 어떤 상황에서 어느 쪽이 선택되는지를 알아 두면 계산할 때 헤매지 않습니다.
請客: 초대한 쪽이 낸다는 생각
중화권의 식사 자리에서는 초대한 사람이나 그 자리의 주인 역할을 하는 사람이 모두의 몫을 내는 것이 전통적인 형태입니다. 생일이나 승진 축하라면 축하받는 사람이, 업무상 식사라면 초대한 쪽이 냅니다. 연장자나 윗사람이 내는 경우도 많습니다.
계산을 서로 하겠다고 다투는 모습은 이 관습의 뒷면입니다. 내려고 하는 것은 상대를 소중히 여긴다는 마음의 표현으로 여겨져서, 너무 빨리 물러서면 오히려 마음이 전해지지 않기도 합니다. 그렇다고 진심으로 다툴 필요는 없습니다. 몇 번 제안해 보고, 그래도 상대가 내겠다고 하면 감사 인사를 하고 받아들이는 것이 자연스럽습니다.
한턱 얻어먹은 뒤에는 “下次我请(샤츠 워칭, 다음엔 내가 살게)“이라고 말해 둡니다. 중화권의 請客는 한 번으로 끝나는 선물이 아니라, 다음엔 이쪽이 낸다는 순서의 약속으로 이어지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AA제: 친구 사이에는 더치페이가 자리 잡았다
한편 같은 또래 친구 사이, 특히 젊은 세대에서는 AA제가 당연해졌습니다. “我们AA吧(워먼 AA바, 더치페이하자)” 한마디면 그 자리에서 똑같이 나눕니다. 2010년 China Daily의 어학 기사에서도 회사 연말 연회나 누군가 한턱내는 자리를 빼면 모임 대부분이 AA제라고 소개했습니다(China Daily).
자기가 시킨 몫만 내는 경우에는 ‘各付各的(거푸거더)‘라고 합니다.
스마트폰 속 정산 기능
중국 본토에서는 더치페이 대부분이 스마트폰 안에서 끝납니다. 위챗의 ‘群收款(췬서우콴, 단체 수금)‘은 단체 채팅방에서 금액을 입력해 모두에게 결제를 요청하는 기능으로, 내지 않은 사람에게는 알림으로 재촉할 수도 있습니다. 알리페이에도 합계 금액과 인원을 넣으면 1인당 금액을 계산해 수금하는 ‘AA收款’이라는 기능이 마련되어 왔습니다.
대만에서는 LINE Pay의 전자지갑 서비스인 LINE Pay Money에 分帳(정산) 기능이 있어서, 같은 금액으로 균등하게 나눌 수도, 사람마다 금액을 정할 수도 있습니다. 街口支付(제커우즈푸) 같은 송금 앱도 널리 쓰입니다.
다만 이들 대부분은 중국 본토나 대만의 전화번호나 계좌가 전제여서, 여행자가 그대로 쓰기는 쉽지 않습니다.
대만과 중국 본토의 차이
대만에서도 請客와 AA제를 나눠 쓰는 방식은 비슷하지만, 말과 분위기에 조금 차이가 있습니다. 대만에서도 AA는 통하지만 ‘各付各的’나 ‘平分(핑펀, 똑같이 나눔)‘이라는 말도 자주 들립니다. 학생이나 같은 또래 친구 사이에서는 각자 내기가 가볍게 선택되고, 연장자가 있는 자리나 축하 자리에서는 한턱이 되는 구분은 중국 본토와 같습니다.
어느 지역이든 상대가 연장자라면, 더치페이를 고집하기보다 받아들이고 다음에 갚는 편이 모나지 않습니다. 반대로 같은 또래 친구에게 매번 얻어먹는 것은 부담을 주니, AA제를 제안하거나 다음번엔 자기가 내도록 합니다.
중화권 친구와 어울릴 때의 요령
한국 사람끼리라면 “더치페이하자”가 기본값이 되기 쉽지만, 중화권 친구와 식사할 때는 그 전제를 잠시 내려놓는 것이 지름길입니다.
먼저 누가 초대했는지를 의식해 두세요. 내가 초대했다면, 내가 내겠다고 제안하는 것이 예의에 맞습니다. 상대가 초대했다면 한 번은 내겠다고 제안하되, 거절하면 받아들이고 다음 기회에 갚습니다. 친구끼리의 가벼운 식사라면 처음부터 “AA로 하자”고 말해 두면 계산할 때 실랑이가 생기지 않습니다.
서로 한턱내기가 이어지면 누가 얼마나 냈는지 모르게 됩니다. 정확히 맞출 필요는 없지만 한쪽으로 지나치게 기울지 않도록, 누가 몇 번 냈는지만은 기억해 두면 다음 차례를 자연스럽게 맡을 수 있습니다. 더치페이를 각 나라 말로 하는 법은 더치페이를 일본어·영어·중국어·태국어로 하면에, 여행지 통화로 낸 비용의 정산은 해외여행 더치페이, 통화가 다를 땐 어떻게 정산할까?에 정리했습니다.